Agribusiness 특강 - 16
5. 수익성 향상을 위한 고민
5.1. 수익성 향상 접근법
지금까지 현금흐름분석과 매출총이익 분석등의 기법을 통해 농작물의 생산활동을 통한 수익을 어떻게 예측하는가에 대해 나누었다. 하지만 Agribusiness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때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성 개선의 여지가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된다. 지금부터 수익성을 보다 향상하기 생산자가 고민할 만한 것들에 대해 몇 가지 알아보자. 중요한 건 여기서 언급하는 것 외에도 수많은 변수들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시장에서 이기는 농부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학습과 연구, 그리고 적극적인 실험정신과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를 통해 탐구하고 찾고 개선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농업은 그냥 생활 자체다.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나오는 각종 농업에 대한 연구 결과물도 가치는 있겠으나, 가장 가치있는 농업지식은 바로 생산자들이 직접 겪고 느끼고 현실에 반영하는 정보들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농법을 개발하고 자기만의 브랜드를 개발하는 건 단시간에는 절대 이룰 수 없는 가치다. 뉴질랜드의 성공한 농부들의 특징 중 하나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결과를 확인하고 기록을 남겨 실패사례와 성공사례를 꾸준히 기록하여 최적의 것들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의 성공한 농부들도 마찬가지라 판단된다.
뉴질랜드에서 매출이 높은 농장을 경영하는 농부들의 경우 대학원,석사 또는 박사 학위를 갖은 농부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농부로서 효율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을 향상하며, 지속적으로 시장을 넓혀나가는 고민을 그들은 꾸준히 하기에 지속적인 학업에 대한 욕구도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들을 농장에서 만나면 그냥 농부의 모습이다. 흙 잔뜩 묻은 장화(뉴질랜드에서는 gum boots라고 함)를 신고 햇빛을 가리기에 충분한 모자를 눌러쓰고 차는 주로 4륜구동 픽업트럭을 타고 다닌다. 이게 전형적인 뉴질랜드의 농부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들과 대화를 시작하면 이들이 농장을 운영하면서 고민하는 것들의 깊이는 대학교 교수들의 것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니 어떤 경우에는 현실적 감각이 녹아 들어간 고민이기에 듣는 나조차 그 고민을 함께 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 고민에 대한 답을 찾는 노력은 웬만한 박사학위 논문의 소재가 될 것만 같았다. 그만큼 그들의 농업은 문제의 인식으로부터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능동적인 시도들이 세계적인 농업강국으로 만든 원동력이기도 한 것 같다. 따라서, 지속적인 발전과 진보는 꾸준한 문제의식과 능동적인 자세가 있다면 우리 농업과 생산자의 삶에도 많은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다시 한번 나눌 부분이지만 첨언을 하자면 뉴질랜드 농업이 발전할 수 있는 또 다른 원동력은 생산자 중심의 협동조합(Cooperative)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구가 우리나라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협동조합 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이며, 뉴질랜드의 글로벌 농산물 브랜드들은 모두 협동조합 형태라고 이해해도 될 만큼 생산자 가치가 인정되는 시장에 대한 관점은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다. 특히 이 부분은 어떻게 협동조합을 모델링 하는가에 대한 깊은 고민과 현장과의 많은 담론이 요구되며, 단순히 법률에 근거한 외형만 협동조합이 아닌 실질적으로 생산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협동조합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는 상황하에 점진적으로 꾸려 나가야 한다. 특히, 협동조합에 대한 구체적인 Case Study 및 연구자료는 협동조합 선진국에서 생산된 많은 참고할 만한 자료들이 있으며, 우리나라 실정에 어떻게 적합한 모델로 옮겨 심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 책의 후반부에 다시 한번 나눌 예정이다. 여하튼, 이 부분도 농산물 생산의 효율성과 수익성 향상에 상당히 밀접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5.2. 토양 품질 분석 (Soil Quality Analysis)
작물 재배를 위해 농경지를 알아보는 상황이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어떤 작물을 생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이미 끝났다고 가정하자.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누군가는 경작지의 면적을 이야기 할 것이다. 누군가는 일조량, 접근성, 비용 등 다양한 것들을 고민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농부들은 토양의 비옥함에 공통으로 관심을 보일 것이다. 농지란 이렇게 다양한 개별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특성은 생산성과 품질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고 당연히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미 본격적인 작물 생산에 앞서서 토양의 상태를 점검하는 생산자도 있을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생산자들은 토양의 상태를 어떻게 점검할 수 있는지 조차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뉴질랜드에서는 토양의 성분을 지속적으로 분석하여 그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토양의 상태를 Soil Profile 이라고 하는데 Soil Profile은 특정 작물을 재배하는데 적정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기준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다음에 주어진 [예시]는 뉴질랜드에서 직접 실시한 Soil Profile의 결과값이다. Analysis 부분을 보면 토양의 pH상태를 비롯하여 각종 성분의 함유량이 분석된 결과가 Bar graph로 표현되어 있다.
Soil Profile은 생산하고자 하는 작물이 특정 경작지에서 생산하기에 적합한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만일 농작물의 생산에 필요한 성분이 매우 부족한 경작지라면, 생산자 입장에서는 비료를 공급하는데 필요성분이 충분한 경작지 보다 많이 공급해야 시장에서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갖춘 농작물을 생산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한편, 모든 성분이 경작지에 풍부하게 있을 필요는 없다. 이유는 작물마다 필요로 하는 영양분의 적정 수준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물의 생산 계획을 마련할 때 이러한 부분도 고려가 된다면, 비용절감 효과를 통해 수익성이 증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시] Soil Profile 분석 사례
아울러, 경작지에서의 작물 생산 및 품질수준에 대한 생산자의 자발적인 테스트는 지속적인 품질개선과 생산성 증대에 중요한 활동이다.
토양관리를 위해 Soil Profile의 관리가 요구되는 또 다른 이유는 지속적인 분석자료의 관찰을 통해 경작지 주변환경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예로, 인근에 오염물질을 생산하는 공장이 세워져 적절히 폐수나 대기오염 처리를 하지 않으면, 경작지에 악영향을 미칠 확률이 커지고 당연히 농작물의 품질도 저하될 것이다. 따라서, 사전에 예상치 못했던 리스크로부터 예상되는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Soil Profile의 관리는 우리 몸의 건강을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건강검진과도 같은 활동이다.
5.3. VSA (Visual Soil Assessment)
VSA는 경작지의 상태를 육안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뉴질랜드에서 농부들이 별도의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토양의 상태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VSA는
뉴질랜드의 Landcare Research에서 개발되어 농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급된 분석방법이다.
아래 그림만 봐도 벌써 어떤 토양의 상태가 좋은지 쉽게 구분이 된다.
VSA 평가기준은 토지의 이용 목적에 따라 다른 평가방법이 적용되고 있다. 예로, 작물을 심는 토지와 축산업에서 소들이 먹을 풀을 키우는 토지가 다른 평가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다음의 VSA의 평가 기준표를 보면 육안으로 흙의 상태를 평가하는 항목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VSA와 관련한 평가방법은 별도의 매뉴얼이 마련되어 있으며, 매뉴얼은 Landcare Research(www.landcareresearch.co.nz)에서 무료로 다운받아 활용이 가능하다.
토양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농업 생산성과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므로 지속적인 측정과 관리가 요구되며, VSA는 추가적인 비용 발생 없이 수시로 토질 상태 확인에 유용한 만큼 습관화 한다면 매우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5.4. 종자의 저항력
같은 작물명을 사용하는 농산물이라고 해도 종자(Seed)의 종류는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종자마다 특성이 있고 그 특성은 가격에 반영되어 시장가격이 형성된다. 즉, 가격이 싸다고 좋은 종자가 아니라 씨를 뿌린 후 발아(germination)되는 비율이 우선 높아야겠다. 그리고 종자마다 저항력(resistance)의 수준이 달라서, 환경에 적응하고 병충해를 극복하는 수준의 차이가 존재한다. 물론 저항력이 높은 종자는 상대적으로 다른 종자보다 가격이 비싼게 일반적이다. 그렇다고 종자를 구매할 때 비싼것만을 구매하는 건 현명하지 않다. 기후와 조건이 해당 작물에 좋은 환경이라면 저항력이 낮아도 발아율은 높게 나타날 것이다. 농작물의 생산은 분명 다양한 변수들에 영향을 받으므로, 수익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부분에 대해 경작지와 종자간의 상호영향에 대해 테스트를 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종자를 판매하는 유통채널이 다양하게 있으니, 해당 유통채널을 활용하여 좋은 종자를 찾아내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5.5. 생산성 증대와 비용 절감
수익성 향상은 생산성을 증대하는 방법과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 모두를 고민해야 하는 과제다. 통상 생산자 입장에서는 생산성을 증대하는 방법이 보다 관심이 기울어 질 것으로 여겨진다. 농업 관련 산업도 생산성 향상을 위한 상품은 많지만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에 대한 상품이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비료, 농약 등이 바로 생산성과 관련한 대표적인 사례다. 어떤 농약의 경우 독성이 매우 강해 다른 농약을 3~4번 살포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한번의 살포만으로 오랜 기간 살포효과가 지속된다고 가정해 보자. 당장은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기대될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예상되는 부작용을 생각해 보자.
- 맹독성 농약을 살포하면 살포 업무를 진행한 사람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부작용을 미치지 않을까?
- 농작물에 농약잔류량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 농작물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 토양의 미생물과 복원력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위의 질문 외에 다른 부작용에 대한 의문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결국, 맹독성의 사용은 생산품의 품질과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증대할 수 있는 가능성은 하락하게 된다.
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는 상품은 브랜드의 개발과 시장에서 적절한 위치를 확보할 때 상품의 부가가치는 상승되고, 수익성은 향상된다.
5.6. 브랜드와 품질향상
농산품도 브랜드 시대다. 때론 무형의 가치가 유형의 가치를 능가하고, 소비자의 만족도를 증대시킨다. 결국 브랜드는 신뢰라는 가치가 소비자에게 인지될 때 시장에서 인정받고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찾고 구매하는 고객군을 형성하게 된다. 지난날 단지 생산하는 것에만 몰두했던 생산자들은 시장의 다양한 속성을 충분히 알지 못해서 다른 시장의 참여자들이 생산자보다 많은 이익을 얻는 구조에 노출되어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젠 시장을 알고 탐구하며, 적극적인 지식 공유를 통해 가격 수용자에서 가격 결정자로의 위치가 변화되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생산자의 특성과 환경이 고려되어 모델링된 협동조합을 통해 생산자 이익가치 증대 기회를 만들어내고, 규모의 확대로 시장경쟁력이 있는 브랜드를 개발, 지속적으로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생산활동이 요구된다. 뉴질랜드 NZ Coop의 CEO Craig Presland에 따른면 뉴질랜드 전체 GDP의 20%가 협동조합에서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 농업과 관련한 협동조합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비록 생산자 개별로 보면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에 부족하지만, 동질성이 충분한 생산자들이 모여 전문성 있는 인력의 확보 등을 통해 시장에서 인정받는 브랜드 개발과 품질향상에 대한 연구도 가능하다.
뉴질랜드의 경우낙농기업인 폰테라(Fonterra), Kiwi과일의 대명사 제스프리(Zepri) 등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협동조합이다. 우리나라라고 못할 건 없지 않겠는가. 이제 농업 생산자의 세대가 바뀌는 전환기이며, 지금이 농업의 체질을 바꾸어 가치를 높이기에 가장 좋은 때라고 판단한다. 그리고, 북한땅에서 경작한 고부가가치 농산품을 인접한 대륙으로 수출하는 때도 오게 될 거라 확신하다.
농업은 생존을 위해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하는, 사람의 가치를 높이고 사람을 살리는 노동공간이다.
References
Shepherd, T. G. (2000). Visual soil assessment (Vol. 1, p. 84). horizons. mw & Landcare Re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