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서 꿈을 키우시는 분들께
이 강의자료를 읽으시는 분이라면 아마도 농업에 관심을 예전부터 갖고 계셨거나 아니면 이제 막 관심을 갖게 되신 분들일 것입니다. 그리고, 젊은 나이에 일찍 창업을 꿈꾸고 그 꿈을 농업에서 키우고자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테고, 어떤 분들은 퇴직을 하고 귀농을 준비하는 분들도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동기가 무엇이 되었든 농업이라는 산업에 주어진 삶의 일부분을 할애하기로 했으니 소중한 삶에 대한 기회비용이 아깝지 않은 성과와 산출물을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모든 창업과 비즈니스가 그렇듯 항상 실패의 위험(Risks, 리스크)과 언제 어디에서든지 마주할 수 있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농업창업을 위해서는 우선 최대한 발생 가능한 위험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예상치 못한 위험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의 확률을 줄이기 위한 사전 분석과 위험을 극복하는 방안에 대한 적극적이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지금 농업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있어서 농업은 이제 더 이상 Agriculture가 아닌 Agribusiness입니다.
과거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실시한 경험을 뒤돌아보면, 시장은 기획자 또는 사업주의 생각대로 쉽게 움직여주지 않음을 알게 되었고, 상상치도 못한 상황의 발생은 순식간에 성장세를 꺾기도 하고, 반대로 기대도 하지 않았던 성장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농업, 보다 정확하게 농산물 생산자의 생산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시장의 영향을 받게 되어 있으며, 결과적으로 생산자의 소득과도 직접적으로 연관이 됩니다. 따라서, 농업을 창업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는 분들은 창업에 앞서 가장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고민과 검토를 통해 나의 강점과 약점, 시장의 상황 등을 사전에 분석하고, 기획하고 있는 농업 아이템을 통해 재무적인 흐름과 기대되는 수익을 사전에 예측하므로, 효율적이고 위험을 최소화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한가지 추천 드리는 건 머리에 정리된 생각은 반드시 글로 남겨 두시는 습관을 생활화 하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사업의 기획은 글로 표현되고 공유될 때 힘을 얻기 시작합니다. “If it’s not writing then it won’t happen.”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글로 나의 사업을 나타낼 때 비로소 창업은 시작입니다. 아이템이 없더라도 사업기획서의 표지를 쓰는 것으로 시작하는 실천이 중요합니다.
이 책은 농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어떤 고민을 해야 하고, Agribusiness를 위한 기획서를 어떻게 정리하는가, 그리고 수익성을 분석할 때 어떤 것들을 고민하고, 분석의 정확도를 높여 위험을 최소화 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도움을 드리고자 준비한 내용들입니다. 해당 내용들은 제가 농업을 공부한 뉴질랜드 Massey University 대학원에서 배운 것들과 제가 15년간 금융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를 했습니다. 부탁 드리고 싶은 건, 기획과 수익성 분석은 절대 시간낭비를 하는 작업이 아닌 미래 시간을 줄이는 작업입니다. 농부에게 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는 것만이 일이 아닙니다. 뉴질랜드 농부들의 경우 대부분의 학력 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종종 PhD를 갖고 있는 농부들도 만났었습니다. 그런 배경이 원인인지 그들은 품질향상과 비용감소에 대한 연구를 개인적이건, 컨설턴트의 도움을 구하건 새로운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자세를 기본적으로 갖추고 자신의 업에 임하고 있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농업을 준비하는 지금의 세대는 분명 지금과는 다른 혁신을 일구고 농업의 진일보를 이룰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1차적으로 본 강의에서 안내하는 내용은 크게 두 부분입니다. 하나는 농업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농업 창업을 기획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 투자를 받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건, 누군가에게 나의 비즈니스에 대한 설득을 해야 하는 기회가 다양하게 주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기획이고 그 결과물이 사업기획서입니다. 하지만, 농업 그 중에서도 생산자 입장에서의 농업은 일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는 전혀 다른 것들을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러한 고민이 기획서에 녹아있을 때 농업창업을 위한 기획서의 신뢰도는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수익성입니다. 내가 생산하게 될 상품을 통해 예상되는 수익을 예측하는 작업은 비즈니스로서 농업을 하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다른 사업에도 중요하지만 농업이라는 분야가 갖고 있는 특성을 감안할 때 영향을 미치는 변수의 다양성, 계절적 변동성 그리고 생산물별 특이성 등 개별 특성이 반영된 수익성 분석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수익성 분석에는 반드시 현금흐름 예측(Cash Flow Forecast)이 필요하며 정교함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예측 가능한 위험요소도 늘어나는 효과를 얻게 됩니다.
현대 농업은 6차산업이라 불리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생산을 넘어 부가가치의 창출, 그리고 다양한 식품산업과의 콜라보레이션 (Collaboration)과 협업(Co-operation)은 기존 농업이 갖고 있던 한계를 뛰어넘는 시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팜(Smart Farm)은 4차산업혁명의 시대와도 맞물려 일부 작물의 경우 소규모 생산자들은 시장에서의 입지에도 상당한 변화를 맞이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은 농업이 변화하는 과도기이기에 농업에 대한 단순한 농산물 생산의 개념을 넘어 이젠 Agribusiness로서 전형적인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적용하고 습관화 해야 하는 때입니다. 농업은 인류가 멸종하지 않는 이상 사라지지 않을 산업이며, 인간의 생존과 건강을 위한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근본 산업입니다. 따라서 생산자는 건강한 식품 품질 개발과 수익성 확보 및 증대를 경영자의 기본적인 철학으로 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린 역사적으로 농업국가였고, 당연히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우리 몸 속에 잠재된 농부의 유전자가 우리의 역량을 단시간 내에 끌어 올릴 것이라 기대합니다.